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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가 국어에 미친 영향
김윤경 <문학박사 연세대학교 문리대 교수>
    6. 세 가지 문체의 하나인 성경식 문체를 이룸

선교사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이러한 한글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서양 학계에도 소개하였거니와 중국 문화에 중독되어 한문만 전용하고 한글의 가치를 몰라서 돌아보지 않던 우리 민족 자신에게도 “우리가 가진 한글이 그처럼 귀중한 글이었던가”를 깨닫게 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많은 한글 학자가 일어나게 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기 위하여 한글을 가르치고 매주일 세 번씩(주일 오전, 밤, 수요일 밤) 모이어 예배할 때마다 설교를 듣게 되기 때문에 성경의 이치를 잘 알게 될 뿐 아니라 말의 표현하는 방법과 말의 지식이 비상히 발달하게 되었다. “예수교인은 다 언변이 좋다”고 일반이 인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글로 적음에 있어서는 성경 번역본의 영향으로 우리 사회에서 그리스도교 문체라고 이르는 독특한 한글 맞춤법이 서게 되었었다. 그리하여 왜정 총독부 학무국 제정의 맞춤법(교과서 식)의 문체와 “조선어학회”(해방 뒤 “한글학회”의 전신)의 맞춤법과 아울러 세 가지 문체가 병행되었던 것이다.

먼저 교회식(곧 성경식) 맞춤법을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쫀로쓰 목사 번역본(1882년)의 (서상륜과 협력한 것) 요한복음 3장 12절로 15절.



이 로쓰 번역본은 당시의 표준말(서울 말)이 아닌 서도 말같이 보인다. 또 1901년 개역본의 같은 부분



그 다음 왜정 총독부에서는 우리말 교과서의 맞춤법을 통하기 위하여 세 번(1912년 4월 제1회, 1921년 3월 제2회, 1930년 2월 제3회) 개정하였다. 이 세 번 개정은 그 어느 것이 시행되는 동안은 그것이 표준이었으므로 여기는 그 마지막 개정에 좇아 위에 적은 성경을 적어 보이겠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떠케 믿겟느냐 하늘에서 나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느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섯스니 이는 저를 믿는자마다 멸망치 안코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그리고 마지막의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1933년 10월 29일 한글날 발표됨)에 좇아 같은 성경 절들을 적으면 다음과 같다.

“내가 땅의 일을 말하여도 너희가 믿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하늘 일을 말하면 어떻게 믿겠느냐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느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어 독생자를 주시었으니 이는 저를 믿는 이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구 한국 말기에는 국문에 아무 통일된 문체가 없었으므로 그리스도교에서 성경을 번역한 문체가 유일한 표준이 되었었는데 왜정 시기에 들어와서 왜정 교과서 문체도 생기고 조선어학회의 문체도 생기어 세 가지 문체가 대립되었었지마는 해방(1945. 8. 15) 뒤에는 군정 시대와 우리 정부는 다 위에서 말한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을 채용하게 되었다.(물론 4286년, 1953년 4월 27일 백두진 국무총리 훈령 제8호 발표로부터 4288년, 1950년 9월 19일까지 소위 “한글파동”이 한동안 있었지마는) 그리하여 학교 교과서는 물론, 신문, 잡지, 기타 온갖 서류가 다 이 맞춤법으로 통일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성경도 4285(서기 1952)년 19월 25일에 이 한글 맞춤법에 좇은 개정판이 나게 되었다.

 
   1. 서론

   2. 그리스도교가 들어온 유래

   3. 성경 번역의 시작과 완성

   4. 성경의 전파

   5. 성경 공부

  6. 세 가지 문체의 하나인 성경식 문체를 이룸

   7.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