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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의 목회
유경재 <예수교장로회 안동교회 목사>
  2. 멀티미디어시대가 몰고 올 문제점

우리는 먼저 멀티미디어 시대가 몰고 올 문제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최인식 교수는 "멀티미디어의 충격과 교회의 대응"이란 논문에서 멀티미디어가 주는 충격의 신학적 의미를 두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로 "멀티미디어는 더 이상 하나의  '매체'(미디어)가 아닌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커다란 충격"이라고 하였다. 그것이 충격인 까닭은 "종교가 담당해야 할 궁극적 관심의 영역이 멀티미디어로 이양될 가능성 때문"이라고 하였다. 사실상 현대인들은 목사의 설교보다는 미디어가 전해 주는 정보를 보다 신뢰하고, 성경의 말씀보다는 미디어가 전해주는 정보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특히 PC에 매달려 밤을 지새우기를 보통으로 생각하면서 자연 교회에 대한 매력을 잃고 그 교회를 떠나가게 된다. 여기에 충격과 더불어 무서운 마성이 숨어 있다.

최양수 교수(연세대)는 이런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의도성이다. 전통적으로 그리고 일반적으로 대중 매체가 자본가와 정치 권력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정보는 이윤 추구 동기나 대중 정치 조작을 위해 사용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대중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가 그것이 상징하고자 하는 현실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 정보는 더욱 기만적인 것이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 언론들이 정부의 시녀가 되어 정권을 지지하고 유지하는 쪽으로 역할하여 온 것을 우리가 다 잘 아는 사실이다. 최근 분당지구에 서울 남부저유소를 건설하면서 여러 가지 부당한 문제가 제기되어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에 의하여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컨소시움을 구성하여 추진하는 이 사업에 정부는 적극 가담하여 주민들의 반대를 묵살하고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이의 문제점이 sbs TV의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으로 취재되었으나 방송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방송되지 않도록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멀티미디어가 더 이상 인간의 한 방편이 아닌, 오히려 인간이 멀티미디어에 예속당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충격"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인간이 신적 권위를 위임받아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리를 상실했음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과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기계에 종속되어간 인간의 위기를 경고하였던 것처럼, 이제는 멀티미디어가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시대가 왔음을 뜻하는 것이다. 사실상 컴퓨터에 의존하다 보면 그것 없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은행의 컴퓨터가 고장날 경우 모든 은행 거래는 정지될 수밖에 없다. 인간이 그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컴퓨터에 예속되어 버린 것이다. 컴퓨터가 제공해 주는 편리성과 신속성과 매력은 사람을 완전히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매료된 인간은 결국 그 노예가 되어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컴퓨터가 우상이 되어 우리를 지배하는 도구가 되어버린다. 멀티미디어는 점점 더 그 매력을 추가하기 때문에, 삶들은 더욱 그것을 섬기며, 그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충격 말고도 최양수 교수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정보량의 증가는 정보를 선별하고, 처리하고, 의미 있게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의 차가 개인간에 심화되어, 이는 인간을 정보 부자와 정보 빈자로 이분화시키며, 정보를 사용하여 지식을 축적하는 데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정보의 격차는 역사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에 따라 증가되어 왔다고 그는 지적하고 있다. 말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일 때는 그 차이는 미미하였으나, 글을 사용하면서부터는 글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데에 개인간의 격차가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책을 소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불평등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20세기에 들어와 대중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지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신문은 글을 아는 사람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라디오와 TV는 글을 모르는 어린이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그 영향력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대중 매체의 발달이 사회 구성원을 소수의 정보 생산자와 다수의 피동적인 정보 소비자로 이분화시켜 또 다른 불균형과 비민주적인 체제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그 기술을 습득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에 많은 지식의 격차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급격한 멀티미디어의 발전은 새로운 기기를 갖추게 만드는데,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는 앞서 가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옛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이런 격차는 국가 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이다.

서정우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교회의 책임"이란 글에서 정보화 시대에 우리 사회의 정보 종속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군사 지배와 종속으로부터 정치 지배와 종속으로, 정치 지배와 종속으로부터 경제 지배와 종속으로, 경제 지배와 종속으로부터 정보 지매와 종속으로 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범세계적 변화 속에서 한국 사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보편적 상황에다 특수한 상황이 덧붙어 정보의 종속 상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우리 사회의 정보 종속은 정보 산업에서 가장 심화되어 있다. 신문의 대 구미 외신 의존도나 방송 프로그램의 대외 의존도, 특히 영화·광고·음반·비디오·출판 산업의 대외 의존도는 더욱 심화되어 있다. 정보 산업의 내용뿐만 아니라 정보 테크놀로지의 의존 상태 역시 크게 문제시된다."


이런 정보 종속을 빨리 극복하지 못할 때,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서 낙오자로, 정보 생산자의 단순한 소비자로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회는 급속하게 다가온 멀티미디어 시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충격과 문제를 인식하면서 선교의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지 않으면 교회는 결국 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종속되어 버려 그 선교의 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전에 대하여 대응하여야 할 교회의 사명은. "하이테크의 효율성 추구로부터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요, 노동력과 천연자원의 착취로부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것이요, 소수의 권력강화로부터 대중의 자유를 보장하는 일이요, 정보매체에 의한 새로운 폐쇄사회를 거부하고 새로운 개방사회를 이룩하는 등의 일"이다. 이를 위하여 교회는 우선 이런 변화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총회적으로 혹은 이를 연구하는 기독교 전문기관에 의해서 새로운 선교 전략을 구상하고, 신학교에서 이에 대응하는 신학적 분석과 훈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목회신학의 새로운 분야로서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1. 들어가는 말

   2. 멀티미디어시대가 몰고 올 문제점

   3. 멀티미디어의 적극적 수용

   4. 목회와 컴퓨터

   5. 교회의 전산화

   6. 맺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