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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2년 성탄절 오전에, 번커(D. A. Bunker) 목사님은 성탄 선물을 가지고 한성 감옥서(종로 감옥)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때, 감옥 수감자들 중에서 성탄 축하 자리에 모인 사십여 명의 아이들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매주 감옥에 와서 가르치기로 하였습니다. 감옥서에서 도서실을 설치하고 죄수들이 책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도움을 요청하여, 성서공회에서 오십 원을 보조하기로 하였습니다. 1903년 1월에는 감옥 안에 도서실이 설치되었고, 번커 목사님과 게일 목사님은 일본과 중국에 있던 선교사들의 도움까지 받아서 총 300종 520여 권의 성경과 서적들을 제공하였습니다.
  1902년에는 개혁당 사건으로 개화파 인사들이 감옥에 수감이 되었습니다. 그들 애국지사들 중에는 이승만과 신흥우 외에 이상재 이원긍 김정식 홍재기 이동녕 이준 유성준 등의 인사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복역 중에, 성서공회에서 넣어준 서책들과 성경을 읽고 기독교 신자가 되었고, 성서공회로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중추원 의원이었던 홍재기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임인(1902)년 봄 갑자기 죄를 뒤집어쓰고 여러 달 포승줄에 묶여 감옥에서 보냈는데, 무슨 행운인가, 감옥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옥에 학교를 세워 뭇 죄수들을 교육하였다. 성서공회에서 이를 듣고 즐거워하여 신구약 성경과 여러 사상가들의 교습 책을 많이 가져와 배울 것을 권면하여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 나의 동포들이여! 발분하여 선을 행하고, 손을 잡고 이 진리를 함께 즐길 것을 진실로 바란다.”
  독립 운동가였던 김정식은 이 감사의 편지에서, “스스로 반평생을 돌아보니 하늘을 배반하고 도에서 멀리 떠나 그 죄가 참으로 면하기 힘든데, 이 몸이 옥중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복음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 돌이켜 생각하니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스스로 알지 못해도 사상은 전일과 조금 달라지니 “성경”에서 사람을 깨닫게 하는 힘이 이와 같다. 출옥하는 날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의 생각은 옛날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나는 스스로 인증한다.”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한다’(히 4:12) 하신 말씀이 감옥 안에서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성서주일을 지켜서 성서공회로 보낸 헌금으로 1902년에 한성 감옥에서 처음으로 성경 무료 반포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위해 예비하신 여러 지도자들이 감옥에서 성경 말씀을 읽고 기독교로 개종하였습니다. 100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성경을 보내는 것 자체가 생명을 살리는 사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