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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시대의 설교
이주연 <기독교사상 편집부장(현)>
  1. 20세기 말의 대중적 경험

20세기 말을 사는 우리는 동유럽이 몰락하는 것과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공산당의 깃발이 내려오는 것을 목격하였다. 우리는 1000년에 한번 있을 법한 대제국의 몰락을 경험한 인류가 된 것이다. 그리고 칠흑같은 밤에 적진의 심장부를 강타하는 전폭기들의 활약상을 담소를 나누며 식탁에서 한가로이 생중계로 지켜보았다. 이러한 일이 지구 반대편에서까지 동시적으로, 심지어 보통사람들에게까지 일어난 것이다. 이는 실로 문명사적 컨톰 점프 현상에 해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데올로기 불럭을 몰락시키고 해체시킨 무기는 무엇인가? 그리고 관람불가의 극비 군사작전을 시공을 초월하여 공개적이며 동시적 볼 수 있게 한 직접적 요인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나 이전의 인류사에 없던 중요한 요인이 있다. 그것은 정치나 이념이나 신학이나 철학이 아니라, 뜻밖에도 간단한 통신 기술에 의한 것이다. 우리 현대인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은 인공위성과 흔하디 흔한 TV가 결합되어 일으킨 반란이었다.

동유럽으로 서유럽 방송국 프로와 상품 광고가 TV 브라운관을 통해서 흘러 들어가게 되자 공산사회주의의 유토피아가 물거품처럼 녹아버리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동유럽의 통신 개방 이후 대단히 짧은 기간 동안에 급속히 진행된 것이다. 또 한편 이러한 동유럽의 몰락은 공산 종주국의 내부까지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위력적인 힘을 행사하며 완전한 승리를 이루어낸 무기는 없다. 그것도 무혈전쟁으로 승리를 쟁취한 무기는 브라운관 모니터뿐일 것이다. 참으로 구식 미디어인 TV이지만 근대적인 군사 무기 이상의 힘을 발휘한 것이다. 결국 브라운관 모니터의 혁명인 셈이다.

이러한 경험은 일차적으로 정보와 정보매체가 지니는 위력이, 우리가 인식을 하든지 하지 못하든지, 얼마만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실들은 이미 20세기 말 인류의 문명이 정보 통신 사회에 진입하여 있음을 극명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같은 사실은, 구소련이 해체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또 다른 측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구소련의 경우는 동유럽과는 반대적 상황으로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서구와 정보 통신을 차단하고 체제 내에서도 정보 유통을 제한하였다. 심지어 대학의 도서관에서조차 복사기 사용이 당국의 규제를 받았다. 이러한 정보 통제는 정보의 기근을 가져왔고, 정보의 기근은 곧 사회 구성원의 신뢰도와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생산성을 저하시키어 사회 발전을 가로막아 소련 사회를 고사시키는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구소련의 상황은 결국 정보 통신이 개방된 서구와의 경쟁에서 결정적 패인이 된 것이다.

이러한 오늘날의 경험은 이미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보 통신의 자유를 허용할 수 있는 체제와, 정보 통신 기술력과 생산력을 지니고 있는 집단만이 생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며, 이는 21세기 고도정보사회의 증후군 가운데 하나이다.

 

 
   1. 20세기 말의 대중적 경험

   2. 21세기적 정보 사회를 열어 가는 멀티미디어

   3. 멀티미디어가 의식에 끼치는 영향

   4. 결어- 멀티미디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설교,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