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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의 원문은 히브리어이고, 신약성서의 원문은 그리스어이다. 전 세계적으로 2,000여 개의 언어로 성경전서 혹은 단편 성서가 번역되었다. 1882년에 나온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는 최초의 우리말 번역 성서다. 존 로스 팀이 번역한 것으로서 한글만 사용한 한글 전용 성서다.
1887년에 번역 출간된 「예수셩교젼셔」(1887)는 최초의 우리말 번역 신약전서다.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은 것, 서북(西北) 방언으로 번역된 것, 번역이 미숙한 것, 번역 본문이 우리말 어법에 잘 맞지 않는 것, 어휘 선정이 현대 한국어와 많이 다른 것 등이 특징이다. 물론 번역 내용도 지금의 것과 비교해 보면 많이 다르다. “주의 기도”를 보면 다음과 같이 번역되어 있다.
1900년에 출간된「신약젼셔」(1900)는 대한성서공회(당시 영국성서공회 경성 지부)가 출판한 최초의 신약성서이다. 여기에는 띄어쓰기가 나타난다. 서북 방언이 사라지고 당시의 표준말에 준하는 말이 사용되어 있지만 현재의 표준어와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 있다.
「신약젼셔」는 1900년에 출간된 후 1902년 1904년 1906년에 계속해서 조금씩 수정 보완되면서 1906년에 최종 본문이 완성이 됩니다.
구약 번역이 1911년에 나온다. 바로 이것이 대한성서공회가 번역한 최초의 우리말「구약젼셔」(1911)이다. 이 신구약 전서 성서를, 후대에 나온「성경전서 개역」과 구별하여, 옛 번역 곧 “구역(舊譯)”이라고 일컫는다. 구역의 번역 성격을 보기 위해 마태복ㄴ음 6장 3-10절의 “주의 기도”를 인용해 본다. 아래의 예에서 보듯이 아직 아래 아 자라든가 과 같은 된소리 적기가 나타난다.


1938년의 「셩경젼셔 개역」(1938)은 최초로 완성된 「개역」 성서이다. 문체를 많이 다듬고, 번역을 더러 고쳤다. 이것을 다시 수정한 것이「 개역한글판」(1952/1961)이다. 현 시점에서 볼 때 고어체가 여전히 나타나기는 하지만 어휘는 현재의 표준어에 가까운 어휘와 표현으로 대폭 바뀌었다. 부분적인 번역 개정 작업보다는 표준말로 고치는 작업이 이 때 개정의 큰 특징 중 하나다. 아래 아 자도 이때 없어진다. 은 "하늘"로, "아바지"는 "아버지"로, 는 "땅에서도"로, 이 "오늘날"로, "량식"이 "양식"으로, 이 "우리를"로, "권셰"가 "권세"로 바로잡히는 것이 바로 이 때였다. 이 때 나온 "주의 기도"는 다음과 같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니다 아멘


1956년에 편집되고 1961년에 출간된 「성경전서 개역」(1956/1961)(전시대 11-1-1, 11-1-2)은 개역의 결정판 혹은 최종판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 내용을 일부 고쳤다. 원문에 대한 이해를 달리 한 것이 반영되어 있고, 본문비평의 결과도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면, "주의 기도"에서는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룩하게 하옵시며"라고 했던 것이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로 번역이 바뀌었다. 13절의 경우에는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이 후대에 첨가된 본문이라고 판단하여, 비록 번역 본문에 넣기는 했어도 괄호 속에 묶어서 넣었다. 한글 표기가 당시의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다 바뀌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문체만이 아니라 번역도 부분적으로 바뀌었다. 다음과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하나님이 돌이키샤 뎌희를 그 하날의 군대 셤기는 일에 바려두셧스니 이는 션지자의 책에 긔록된바 이스라엘의 집이여 사십 년을 광야에셔 너희가 희생과 졔물을 내게 드리지 아니 하엿나냐 (1938년「개역」행 7:42)

하나님이 돌이키사 저희를 그 하늘의 군대 섬기는 일에 버려두셨으니 이는 선지자의 책에 기록된바 이스라엘의 집이여 사십 년을 광야에서 너희가 희생과 제물을 내게 드린 일이 있었느냐 (1956/1961년「개역 한글판」행 7:42)


1998년에 나온 「성경전서 개역 개정판」(1998)은 기존 「개역」의 대폭적 개정이다. 「개역」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서는 번역 내용의 일부를 고쳤다. 예를 들면, "주기도"(마 6:9-13)에서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는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로 고쳐서 다음에 나오는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와 수동태의 문법 형식이 일치하게 번역하였다. 마태복음 6장 34절의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라고 하여 마치 내일 일을 오늘 지레 염려하지 말고 내일 일은 내일 가서 염려하라는 뜻으로 오해되는 「개역」의 번역을 「개역개정판」에서는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로 바로잡아서 염려라고 하는 것은 아예 할 것이 아니라고 하는 본문의 뜻을 살렸다.
오늘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고어(古語)와 한자어(漢字語)는 쉬운 말로 고쳤다. 예를 들면, 창세기 24장 22절의 "약대"는 "낙타"로, 창세기 15장 4절의 "후사(後嗣)"는 "상속자(相續者)"로, 이사야 25장 5절의 "훤화(喧譁)"는 "소란(騷亂)" 등으로 고쳤다.
국어 맞춤법이 달라진 곳을 고쳤다. "일찌기"는 "일찍이"로 "-찌라도"는 "-지라도"로, "찌어다" 같은 것은 "지어다"로 "추숫군"은 "추수꾼"으로, "수염소"는 "숫염소"로 고친 것이 이런 범주에 속한다.
이 밖에, 문법에 맞지 아니하는 문장이나 어색한 문장을 다듬었다. 예를 들면, 창세기 3장 7절의 "치마를 하였더라"는 "치마로 삼았더라"로, 마태복음 3장 2절의 "천국이 가까왔느니라"는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로
고쳤다.
장애인 기피/차별 용어를 고쳤다. 예를 들면, "문둥병"은 "나병"으로, "소경"은 "맹인"으로, "곱사등이"는 "등 굽은 자"로, "난쟁이"는 "키 못 자란 사람"으로, "절뚝발이"는 "다리 저는 자"로, "벙어리"는 "말 못하는 사람"으로, "귀머거리"는 "못 듣는 사람"으로, "앉은뱅이"는 "못 걷는 사람"으로, "불구자"는 "장애인"으로, "병신"은 "몸 불편한 사람" 등으로 표현을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