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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인들은 그들의 경전을 『율법서(律法書)와 예언서(豫言書)와 성문서(聖文書)』라는 긴 이름으로 부른다. 히브리어로는 『 Torah Nebhim Ketubhim』이라고 한다. 율법서라고 하는 ‘토라’에는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라고 하는 다섯 책이 들어 있다. 그래서 ‘토라’는 일명 ‘오경(五經 Pentateuch)’이라고도 한다. 예언서인 ‘네비임’은 전기예언서(前期豫言書)와 후기예언서(後期豫言書)로 나뉘며, 전기예언서에는 ‘여호수아기’ ‘사사기(師士記)’ [또는 판관기(判官記)] ‘사무엘기’ ‘열왕기(列王記)’가 들어 있고, 후기예언서에는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에스겔서’ ‘열두 책’이 들어 있다. ‘네비임’에는 이처럼 전.후기 예언서 각각 네 권씩 모두 여덟 책이 들어 있다. ‘열두 책’이라는 것은 달리 ‘소예언서’라고도 하는데, 거기에는 ‘호세아서’ ‘요엘서’ ‘아모스서’ ‘오바댜서’ ‘요나서’ ‘미가서’ ‘나훔서’ ‘하박국서’ ‘스바냐서’ ‘학개서’ ‘스가랴서’ ‘말라기서’와 같은 열두 책이 들어 있다. 열두 책이긴 하지만 일찍부터 한 두루마리에 기록되어 있었으므로 한 권으로 여김을 받았다.
성문서인 ‘케투빔’에는 ‘시편’ ‘잠언’ ‘욥기’와 같은 시와 지혜, ‘아가’ ‘룻기’ ‘애가’ ‘전도서’ ‘에스더기’라고 하는 다섯 두루마리(하메쉬 메길롯), 이 밖에 ‘다니엘서’ ‘에스라-느헤미야기’ ‘역대지’와 같은 책들이 들어 있다. 성문서에 들어있는 책의 수는 시와 지혜 3권, 다섯 두루마리 안에 들어 있는 5권, 나머지 3권, 모두 11권이다.

히브리어 경전에 들어 있는 낱권 책의 수는 ‘토라’에 5권, ‘네비임’에 8권, ‘케투빔’에 11권, 모두 합하면 24권이다. 유대교 안에서 히브리어 성서가 어떤 경로를 거쳐 경전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율법서와 예언서와 성문서라고 하는 그 이름이 암시하듯이, 일찍부터 율법서가 경전이 되고, 그 다음에 예언서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문서에 속하는 책들이 경전이 된 것 같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먼저 율법서가 기원전 5세기,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빌로니아 포로 생활에서 풀려나 돌아 오던 때에 에스라의 주도 아래에서 경전이 된다. 예언서가 경전이 된 것은, 일반적으로는, 시몬(219-199 B.C.)이 대제사장직에 있을 때라고 본다. 성문서에 속하는 책들이 마지막으로 경전이 되기는 하지만 ‘시편’과 같은 책은 일찍부터 예언서와 함께 권위를 인정받고 있었다. 결국 기원후 90년 얌니아(Jamnia) 회의에서 히브리어 성서의 범위가 확정되기에 이른다. 그 동안 경전성 논란을 불러 일으킨 에스겔서, 잠언, 아가, 전도서, 에스더기 등이 이 때에 함께 경전이 된다.
그리스시대 초기 유대 땅 예루살렘이 팔레스틴 유대교의 중심지였을 때, 옛 북왕국 이스라엘의 중심지 사마리아에 살던 야웨 숭배자들은 예루살렘의 유대사회로부터 이탈하여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이들이 곧 사마리아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겜 근처의 그리심 산을 그들의 제사의 중심지로 정하였다. 그들은 경전으로서는 오경만을 받아들이고, 외경으로는 “세페르 하야밈”(Seper Hayyamim: “역사서”)과 “메마르 마르카”(Memar Marqa: “마르카의 교훈 속에 담긴 모세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들이 그 권위에 있어서는 오경과 같지는 않으나 오경 버금가는 경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페르 하야밈”은 여호수아 시대로부터 로마 시대를 거쳐 중세에 이르기까지의 그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특히 성서 시대 해당 부분에는 여호수아기를 위시한 역사서에서 상당한 양의 자료를 발췌하여 그들의 신학적 입장에서 그것을 고쳐 인용한 예가 많이 발견된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유대인들 사이에서 기원전 3세기경부터 번역되기 시작한 그리스어 구약이 그들의 경전이 된다. 알렉산드리아의 유대인들 역시 사두개파나 사마리아 사람들과 같이 오경만을 경전으로 받아들여 번역하였다. 나머지 책들도 그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 번역되었으며, 히브리어 구약성서가 경전으로 받아들이지 아니한 다른 책들(외경)을 성서에 포함시키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알렉산드리아의 유대인들의 경전은 어디까지나 오경만이었다.

그들의 경전이 히브리어 원본에서 번역된 것이지만, 지금의 히브리어 마소라본문 성서와는 분량이나 책 편집이 다르다. 히브리어 경전은 구약을 율법서와 예언서와 성문서라고 하여 셋으로 나누지만, 알렉산드리아 경전은 구약을 오경, 역사서, 문학서, 예언서로 나눈다. 오경에는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가 들어가고, 역사서에는 ‘여호수아기’ ‘사사기(또는 판관기)’ ‘룻기’ ‘사무엘기상’ ‘사무엘기하’ ‘열왕기상’ ‘열왕기하’ ‘역대지상’ ‘역대지하’ ‘에스라기 1(외경)’ ‘에스라기 2(에스라기와 느헤미야기)’ ‘에스더기’ ‘유딧기’ ‘토비트기’ ‘마카베오기 1’ ‘마카베오기 2’ ‘마카베오기 3’ ‘마카베오기 4’를 편집하였고, 문학서에는 ‘시편’ ‘송시’ ‘잠언’ ‘전도서’ ‘아가’ ‘욥기’ ‘지혜서’ ‘집회서’ ‘솔로몬의 시’를 편집해 넣었으며, 예언서에는 ‘호세아서’ ‘아모스서’ ‘요엘서’ ‘오바댜서’ ‘요나서’ ‘나훔서’ ‘하박국서’ ‘스바냐서’ ‘말라기서’ ‘이사야서’ ‘예레미아서’ ‘바룩서’ ‘애가’ ‘예레미아의 편지’ ‘에스겔서’ ‘수산나’ ‘다니엘서’ ‘벨과 뱀’ 등을 편집해 넣었다. 위에서 보듯이 배열과 분책(分冊)방법이 히브리어 경전과 다르다.
1940년대에 사해 서북부 유대 광야에서 구약성서 사해사본이 발견되면서 쿰란종파의 경전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경전 전체의 윤곽을 파악할 길이 없다. ‘에스더기’를 제외한 히브리어 구약이 모두 발견되었다. 이것은 쿰란 종파의 경전이나 유대교의 경전이 거의 같았음을 암시한다. 다만 ‘에스더기’의 경우는, 그들의 경전에 들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발견되지 않은 것인지, 그들의 경전에 들어 있기는 했지만, 우연히 발견되지 않은 것일 뿐인지 알 수 없다.